전시명 : 권아영 개인전
기간 : 2024년 9월 13일(금) ~ 10월 26일(토)
장소 : 대구아트웨이 스페이스1 전시실
올해 4기를 맞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청년키움프로젝트<개인전>은 지역의 유망한 청년 예술가의 창의적, 도전적 예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2021년에 처음 기획되었습니다.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총 6명의 청년 예술가가 선정되었으며, 선정 작가에게는 ‘생애 최초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 매칭을 통한 평론 글을 지원합니다. 그 다섯 번째 전시로 권아영 작가가 참여합니다.
작가노트
무수한 초록의 빛
| 안성은(성북구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그런 날이 있다. 벽에 걸린 한 그림이 시간이 되고 공간이 되는 순간. 그럴 땐 그림을 걷는다. 정확히 말하면 그림이 만든 지금을 산책한다. 미술의 맛은 거기 있는 게 아닐까. 좋은 작품을 보면 작업이 내어준, 어쩌면 초대한 시공에 오래 몸을 맡기고 싶단 생각이 든다. 그런 작업은 만남부터가 행운이다.
권아영의 그림은 어떨까. 새벽 어스름한 시간, 은은한 빛을 머금은 숲으로의 걸음과 공기가, 그 스침이 장면이 담겼다. 청색에 가까운 초록부터 물빛을 닮은 초록의 녹음진 풍경이다.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장소에 따라 푸르고 붉은 무수한 초록의 빛이 얇고 두꺼운 천에 그려졌다. 전시실에는 우중(雨中) 숲길과도 닮은 작품들이 관객을 이끈다.
횡으로, 종으로 공간을 달리는 초록의 물결은 전시실에 남실댄다. 숲을 걷는 걸음이 시각뿐 아니라 청각, 후각을 붙잡는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길게 걸린 여섯 점의 작품
이번 전시는 창 너머 두 개의 공간이 나란히 보이는 구조의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서로 다른 숲을 체감하게 하는 구조이다. 앞서 설명한 작업이 적극적인 태도로 숲을 실내로 끌어당겨 왔다면, 벽을 기준으로 나란히 마주한 공간은 조금은 관조적인 시선으로 숲과 지나온 계절의 곳곳을 응시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시간을 빠르게 내달리는 듯한
이번 전시는 권아영의 첫 개인전이다. 처음이 주는 막연함과 기대감, 부담감보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매체와 형태, 공간을 매개하는 방법들이 더욱 눈길을 끄는 전시이다. 그가 선택한 무수한 초록의 빛이, 앞으로의 날들에도 더욱 찬란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