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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로젝트

2024 청년키움프로젝트 권아영 개인전 <Naturalism : 자연주의>

청년키움프로젝트 권아영 개인전

청년키움프로젝트 권아영 개인전

Naturalism1-Blue ocean, 270X45cm, Gouache, water color on cotton cloth, 2024

Naturalism1-Blue ocean, 270X45cm, Gouache, water color on cotton cloth, 2024

Naturalism 1-6, 270X40cm, Gouache, water color on cotton cloth, 2024

Naturalism 1-6, 270X40cm, Gouache, water color on cotton cloth, 2024

Four Seasons_Spring,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Four Seasons_Spring,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Four Seasons_Summer,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Four Seasons_Summer,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Four Seasons_Fall,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Four Seasons_Fall,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청년키움프로젝트 권아영 개인전
Naturalism1-Blue ocean, 270X45cm, Gouache, water color on cotton cloth, 2024
Naturalism 1-6, 270X40cm, Gouache, water color on cotton cloth, 2024
Four Seasons_Spring,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Four Seasons_Summer,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Four Seasons_Fall, 24X18cm, Gouache on board, 2024
전시정보

전시명 : 권아영 개인전

기간 : 2024년 9월 13일(금) ~ 10월 26일()

장소 : 대구아트웨이 스페이스1 전시실

올해 4기를 맞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청년키움프로젝트<개인전>은 지역의 유망한 청년 예술가의 창의적, 도전적 예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2021년에 처음 기획되었습니다.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총 6명의 청년 예술가가 선정되었으며, 선정 작가에게는 생애 최초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 매칭을 통한 평론 글을 지원합니다. 그 다섯 번째 전시로 권아영 작가가 참여합니다.

작가노트 및 평론글

작가노트

비가 오는 날이었다.
내가 놓으면 모든게 놓아지는 그런 날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새벽마다 나를 감싸는 이름 모를 차가운 감정들에 어쩌면 나는 나를 감싸줄 수 있는 온기를 느끼고 싶어했던 것 일수도 있다.
 
습기를 머금은 깊은 초록에 나는 점점 잠겼다.
처음 느껴보는 묵직한 안정감, 비에 젖은 나무 냄새, 새울음 소리, 자욱한 안개.. 
짙은 초록 안에서 시간이 멈춘 듯, 나는 모든 걸 놓고 잠시 숨을 들이마실 수 있었다. 
영원한 숲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내 곁을 지켜줄 것만 같다. 나는 그런 안정감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평론 글
 

무수한 초록의 빛                                       

                                 | 안성은(성북구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그런 날이 있다. 벽에 걸린 한 그림이 시간이 되고 공간이 되는 순간. 그럴 땐 그림을 걷는다. 정확히 말하면 그림이 만든 지금을 산책한다. 미술의 맛은 거기 있는 게 아닐까. 좋은 작품을 보면 작업이 내어준, 어쩌면 초대한 시공에 오래 몸을 맡기고 싶단 생각이 든다. 그런 작업은 만남부터가 행운이다.

권아영의 그림은 어떨까. 새벽 어스름한 시간, 은은한 빛을 머금은 숲으로의 걸음과 공기가, 그 스침이 장면이 담겼다. 청색에 가까운 초록부터 물빛을 닮은 초록의 녹음진 풍경이다.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장소에 따라 푸르고 붉은 무수한 초록의 빛이 얇고 두꺼운 천에 그려졌다. 전시실에는 우중(雨中) 숲길과도 닮은 작품들이 관객을 이끈다.

횡으로, 종으로 공간을 달리는 초록의 물결은 전시실에 남실댄다. 숲을 걷는 걸음이 시각뿐 아니라 청각, 후각을 붙잡는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길게 걸린 여섯 점의 작품 연작(2024)은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처음 시도하는 형태의 작업이다. 폭이 좁고 긴 천에는 습도 높은 숲을 가로지르며 내리는 빗물과도 같은 이미지가 그려졌다. 캔버스에 댄 나무와 같은 지지체가 없이 이미지의 윗면만 고정하여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하늘거린다. 흔들리길 주저하지 않는 태도는 자연과 닮았다. 전시명 자연주의(Naturalism)와 동명인 이 연작과 함께, 작품이 놓인 공간에는 권아영이 직접 조향한 향이 놓였다. 동시에 나뭇잎이 나부끼는 바람의 소리, 새의 지저귐이 공간을 메운다. 구체적인 형상 없이도 숲이 가득 들어찬 듯하다.

이번 전시는 창 너머 두 개의 공간이 나란히 보이는 구조의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서로 다른 숲을 체감하게 하는 구조이다. 앞서 설명한 작업이 적극적인 태도로 숲을 실내로 끌어당겨 왔다면, 벽을 기준으로 나란히 마주한 공간은 조금은 관조적인 시선으로 숲과 지나온 계절의 곳곳을 응시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시간을 빠르게 내달리는 듯한 (2024) 연작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부제를 갖고 있다. 곁에 있지만 아스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성을 다루고 있는 듯 뵌다. 이 공간에서 소개되는 회화는 무언가의 을 크고 작은 이미지로 보여준다. 시간의 틈, 변화의 순간, 찰나의 감각과도 같은 틈 사이로 꽃이 피고, 잎이 무성해지는 계절이 성큼 다가선다. 권아영의 회화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감각이기도 하다. 조금 성글게도 느껴지는 숲의 면면들은 다가올 시간과 계절로 더욱 무르익으리라.

이번 전시는 권아영의 첫 개인전이다. 처음이 주는 막연함과 기대감, 부담감보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매체와 형태, 공간을 매개하는 방법들이 더욱 눈길을 끄는 전시이다. 그가 선택한 무수한 초록의 빛이, 앞으로의 날들에도 더욱 찬란하길 바라며.

대구아트웨이 협력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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