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 차오 개인전 <심지 않은 씨앗>
전시기간 : 2024년 6월 10일(월) ~ 7월 20일(토)
전시장소 : 대구아트웨이 스페이스1 전시실
올해 4기를 맞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청년키움프로젝트<개인전>은 지역의 유망한 청년 예술가의 창의적, 도전적 예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2021년에 처음 기획되었습니다.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총 6명의 청년 예술가가 선정되었으며, 선정 작가에게는 ‘생애 최초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 매칭을 통한 평론 글을 지원합니다. 그 세 번째 전시로 차오 작가가 참여합니다.
나의 작업은 ‘누구나 마음속에 크고 작은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불가피한 상황을 마주한다.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불편한 상황들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기 마련이다. 나는 이러한 경험들을 마주하고 이겨내가는 과정들을 작품에 담고 있다.
<심지 않은 씨앗>은 어린 시절 겪었던 상처와 그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이 작업은 타인이 심어준 상처가 마치 내면에 심은 씨앗처럼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지 상처와 아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더 나아가, 그 상처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겪으며 혼란과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상호작용하며, 내면의 아픔과 강인함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또한, 상처를 이겨내고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고자 한다.
심지 않은 씨앗
감당할 수 없는 비애로부터의 출구
누구나 마음속에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이는 불가피한 상황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은 좌절, 상실에 대한 정서적 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물리적 고통이나 불가항력적인 사건으로 인해 유발되기도 한다. 일시적으로 느끼는 불행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고, 삶을 관통하는 연속적인 불행에 대한 무기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이 경험하는 일상적 감정을 넘어서는 슬픔과 고통은 그 자체로 철학적 의미를 만들어 내는 내면적 계기가 되기도 한다. 상실을 동반하는 감정은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릴 때 더욱 깊어지며, 그 과정에서 의미를 다시 찾게 된다.
차오 작가의 작업은 아픔을 위안으로 환원하며 삶과 존재 이유에 대해 성찰한다. 타인에 의해 겪은 유해한 감정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담고 있으나, 단순히 상처와 아픔만을 호소하지 않는다. 유년 시절을 통해 내면을 발견하고, 흩어진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묘사하며, 현실에서 마주한 상황 속 혼란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픔을 투영한 관념적 대상들은 전형적 형상을 취하거나 외형적 표상을 내세우기보다는 서로 미묘하게 어우러져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또한 희망과 슬픔, 미몽과 각성, 실재와 허구 같은 알레고리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순간에 알레고리는 이를 영원으로 구원하고자 하는 욕망을 동시에 표출하고, 삶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신호가 된다. 작가가 겪은 아픔과 그 이후의 삶의 지향성은 작품 자체로, 혹은 작품에 담긴 이야기로 설명된다. 관객을 향한 감정과 메시지는 단순히 개인의 경험을 넘어서 인간 경험의 차원으로 확장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시 말해 작가는 결국 우리 모두의 아픔을 반영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공감대 형성과 치유하고자 하는 보편적 욕망을 담아낸다는 것이다. 공감은 곧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 우리 삶의 본질적 가치를 재확인해 볼 수 있도록 여운을 안긴다.
작가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도록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유연한 세계를 구축한다. 그 세계는 은유와 실제가 중첩되는 형이상학적 영역으로 비춰진다. 이곳은 현실에서 느끼는 압박에서 벗어나 안식처로서 기능하며, 유토피아를 탐색하는 장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시각적 효과를 넘어 내면의 평화를 찾고, 궁극적으로는 치유와 성찰, 현대인의 내면적 갈등, 고통을 담아내며 예술을 바탕으로 한 심리적 치유의 공간으로 승화시킨다. 또한 개인의 유토피아를 구현되어 가면서, 관객에게도 자신만의 이상적인 세계를 꿈꿔 볼 수 있도록 복합적이고도 총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제시하며, 작가의 예술에 대한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과거에 겪은 상처를 부정하고 숨김으로써 불안정하게 지탱한 삶을 살아온 작가가 극복의 방법을 탐구하고 시시각각 정서적인 동요가 동반되어온 반창을 이겨내기 위한 결심이다. 앞서 서술했듯이 자신이 느끼는 연민, 가치, 불안과 같은 감정을 화면에 채워나간 작품은 여러 감정이 혼재되어 있지만 이것은 단순히 비하나 부정의 의미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치유의 과정임을 강조한다.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은유나 상징적으로 직면한 트라우마의 시각적 메타포가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한 작업을 선보이는 <심지 않은 씨앗>은 내면의 상처와 극복의 심리적 여정을 관객과 공유하고 교감하고자 한다. 그리고 각자의 아픔이 위로받기를 바라고 치유가 되길 희망한다.
박 민 우 ARTMAN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