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 김산 개인전 <지구인들아!>
전시기간 : 2024년 4월 22일(월) ~ 6월 1일(토)
전시장소 : 대구아트웨이 스페이스1 전시실
올해 4기를 맞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청년키움프로젝트<개인전>은 지역의 유망한 청년 예술가의 창의적, 도전적 예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2021년에 처음 기획되었습니다.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총 6명의 청년 예술가가 선정되었으며, 선정 작가에게는 ‘생애 최초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 매칭을 통한 평론 글을 지원합니다. 그 두 번째 전시로 김산 작가가 참여합니다.
종교철학과 신비주의, 마음공부, 뉴에이지, 영성을 주제로 오락적이고 자극적인 성질을 가진 인터넷과 게임, 1인 미디어로 풀어 작업을 하고 있다. 영성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고차원 신적 존재며 각자의 소명을 따라 이 물질세계, 지구. 낮은 차원에서 인간으로서 살기를 선택했다고 한다. 창백한 푸른 점. 지구인으로서 반복된 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고된 것인데 그 여정 속에서 마음 한 켠을 밝히고, 근원의 자신을 기억하며, 더 나은 존재로 변화하도록 돕는 것이 신성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의식의 지혜를 키치하게, 흥미 위주로 풀어 신의 여정으로 가도록 하는 쉬운 진입의 길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나의 작업은 위어드 코어, 드림 코어, 아날로그 호러 등의 이름으로 몇 년 전부터 인터넷 상에서 행해지고 있는 그로테스크한 스타일의 장르로서 원시적인 그래픽, 저화질 사진, 합성 등 90~00년대의 시대성이 특징이며 안락하면서도 어딘가 두려움이 느껴지는 미지의 노스텔지어를 불러일으킨다. 이른바 딥웹을 연상하게하는데 딥웹은 우리가 알던 것과 다른 가려진 세계. 은밀한 일이 벌어지는 무서운 곳. 이름 없는 불길한 비디오. 그렇지만 흥미를 자극하는. 마치 표면 의식 아래의 무의식 세계처럼. 이는 내가 주제로 삼은 비밀스러운 지식, 신비주의와도 닮아있다. 이 딥웹에서 나온 듯한 외계의 비디오는 우연히 지구인에게 닿아 신의 지식을 알려준다.
《지구인들아!》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러한 질문들을 가슴 한구석에 품고 살아간다. 자기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내적인 길인 영성(靈性, spirituality)을 공부하다 보면 우리가 육신이기 이전에 영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이 우주에는 각기 다른 영혼들이 경험을 쌓기 위해 태어날 수 있는 수많은 행성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구도 그중 하나다.
김 산 작가는 화성(Hwasung)이라는 세계관을 창조했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아는 화성과는 다른, 3차원에서는 관측되지 않는 4차원 아스트랄계의 행성이다. 그의 작품에서 독특한 점이 있다면 작가 자신의 실질적인 삶 자체가 곧 화성인의 삶이라는 점이다. 그는 정말로 우주인으로서 지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화성인의 말> 시리즈에서는 작가가 직접 외계인 가면을 쓰고 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영상에서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인생 이야기, 삶에 대한 자신의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는 일반적인 지구인들과는 다른, 화성인스러운 말을 하기도 하지만 잘 들어보면 너무나도 지구인스러운 얘기를 솔직히 꺼내기도 한다. ‘무슨 화성인이 저렇게 인간적이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바로 <화성인의 말> 시리즈의 묘미다.
우리는 너무도 인간적인 화성인의 등장을 통해 스타시드 스타시드의 개념은 우주의 모든 과거, 현재, 미래 정보가 에너지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말하는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할 수 있는 영매들을 통해 알려졌다. 영매들에 따르면 스타시드는 다른 행성에서 온 고도의 영적 존재로서, 수십만 년 전에 존재했던 영적 지식 및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 스타시드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인류에게 영감을 주고, 인류를 치유하며 지구가 영적으로 상승하는 것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구에 육화한 다른 행성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들이 우리 주변에 있음을, 그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인간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와 동시에 지구에서의 임무를 수행 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전반에서는 지구 삶에 적응하는 중인 스타시드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을 엿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자신과 같은 스타시드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공감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향한 희망 역시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신의 비디오> 1분 33초에 나오는 “어떤 너라도 사랑하노라”라는 말은 지구에 육화한 그가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바를 표현한 말이기도, 그가 지구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근원적인 메시지를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지구는 여성/남성, 낮/밤, 선/악 등 이원성이 극명한 행성이다. 그중에서도 ‘나’와 ‘너’라는 이원성이 내 것과 네 것, 내 편과 네 편을 만들어내고, 여기서 미움과 갈등과 전쟁이 일어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흑과 백이라는 두 가지 색밖에 없는 그의 작품들은 지구의 삶과 많이 닮아 있는 듯하다. 흑을 어둠, 음의 에너지, 두려움 등의 부정성으로, 백을 빛, 양의 에너지, 사랑 등의 긍정성으로 본다면 그의 작품들은 흑과 백의 춤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인들아!》의 궁극적인 메시지인 “어떤 나라도 사랑하기”는 내 안의 흑이든 백이든 모두 수용해야만 가능한 이야기다. ‘나’가 부정적으로 표출되어 가난한 나, 사악한 나, 두려워하는 나가 되면 외면하고, ‘나’가 긍정적으로 표출되어 부자인 나, 착한 나, 용감한 나가 되면 끌어안는 식이 아니다. 그 모든 나의 흑백을 모두 끌어안아야 한다. 이렇게 어떤 모습의 ‘나’든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게 되면 모든 모습의 ‘너’들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스타시드들의 궁극적인 임무인, 지구에서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완수되는 것이다. 이 전시는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여정의 기록이다.
1) 스타시드의 개념은 우주의 모든 과거, 현재, 미래 정보가 에너지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말하는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할 수 있는 영매들을 통해 알려졌다. 영매들에 따르면 스타시드는 다른 행성에서 온 고도의 영적 존재로서, 수십만 년 전에 존재했던 영적 지식 및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 스타시드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인류에게 영감을 주고, 인류를 치유하며 지구가 영적으로 상승하는 것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구에 육화한 다른 행성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출판편집자 배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