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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로젝트

2023 청년키움 프로젝트 이원 개인전 <미정(Mijung) :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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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문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1분, 2023

그녀의 문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1분, 2023

그녀의 방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1분10초, 2023

그녀의 방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1분10초, 2023

높은 탑, 단채널비디오, 2분 10초, 2023

높은 탑, 단채널비디오, 2분 10초, 2023

시선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33초, 2023

시선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33초,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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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문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1분, 2023
그녀의 방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1분10초, 2023
높은 탑, 단채널비디오, 2분 10초, 2023
시선_트라우마, 단채널비디오, 33초, 2023
2023 청년키움 프로젝트 <개인전>
전시정보

전 시 명 : 이원 개인전 <미정(Mijung) : 트라우마>

전시기간 : 2023년 7월 10일(화) ~ 8월 12일(토)

전시장소 : 대구아트웨이 스페이스1 전시실


올해 3기를 맞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청년키움프로젝트 <개인전>은 지역의 유망한 청년 예술가의 창의적, 도전적 예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자 2021년에 처음 기획되었습니다.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총 6명의 청년 예술가가 선정되었으며, 선정 작가에게는 ‘생애 최초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 두번째 전시로 이원 작가가 참여합니다.

작가노트 및 평론글
- 작가노트
 

두려운 형상들

외로움, 분노, 슬픔, 불안, 초조, 긴장·····.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면의 감정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처의 풍경들.
누구나 직시하기 어려운, 두려운 형상들.

사회적인 활동이 낯설다.
그런 시간이 제법 되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채 몇 번의 큰 상처를 받고 의지를 상실했었다. 성인이 되면 상처가 회복될 줄 알았건만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모든 게 두려웠고 힘겨웠다. 그 감정과 상처의 형상들을 직시하며 뛰어넘어 성장하는 건 나에겐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고통과 두려움의 형상 혹은 풍경을 가지고 있다.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뒤늦은 깨달음과 안도감이 들었다. 나를 위로함과 동시에 그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그 형상과 풍경들을 그려서 서로 공감하며 치유 받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자.
그렇게 조금씩 내면의 나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나도 혼자가 아니다. 나는 그런 형상들을 그려내며 여기에 있다.

 
- 평론글
 

어두운 그림자와 마주하다.
- 서희주(철학박사)

 인간은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간다.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는 이 세계는 플라톤이 말했듯이 일시적이면서 늘 변화하는 미완의 세계이다. 이 미완의 세계에서 인간이 가지는 불확실성은 끝없는 물음을 던지게 한다. 나는 누구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세계는 무엇인가? 이러한 철학적 물음은 철학자들만의 고유한 명제가 아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세계를 살아가면서 던지게 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의 해답을 찾는 여정에서 때때로 길을 잃고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이원은 누구보다 이러한 과정을 혹독하게 보냈다. 자신과 세계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된 삶의 불확실성은 그에게 깊은 절망과 고통의 시간을 안겨 주었다. 누군가는 사춘기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이라고 말하겠지만 감수성이 풍부했던 작가에게는 자신이 극복할 수 없는 아주 큰 간극 앞에서 좌절하였고 깊은 내면으로 숨었다. 그리고 그렇게 어두운 그림자의 늪에 빠졌다. 그 그림자는 삶에 당당히 맞서지 못하는 자신과 차가운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 빚어낸 어둠이었다.

 그가 이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하면서다. 그림자를 마주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희망은 없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면서 삶의 주체가 되기로 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디지털 드로잉 작업은 그에게 소중한 씨앗이 되었다.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와 마주하면서 세계와의 간극도 자신에 대한 절망도 그리고 그림자를 대면할 때 느끼게 되는 고통도 작가에게 미학적 주제가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에 자리 잡고 있던 세상의 두려움을 마주하면서, 인간 영혼의 어두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가 서서히 일상을 파괴해가는 어두운 그림자의 속성을 알게 되었다. 사람에 대한 불신, 실패에 대한 두려움, 편견과 차별의 시선, 자신에 대한 실망과 절망 등은 가족과 사회와의 단절로 이끌고 어두운 그림자는 어느 새 ‘나’를 점령한다.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고 그들의 시선을 피해 자신의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가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궁극에는 ‘나’의 존재적 의미는 점점 희미해져 벗어나기 힘든 어두운 그림자에 갇히게 된다. 그림자는 이렇게 우리를 점령한다.

 이원의 경험은 강렬한 미학적 이미지와 서사가 되었다. 힘 있는 검은 선, 단순한 형태 묘사로 내면의 어두움을 디지털 작업으로 펼쳐낸다. 그의 작품에는 자기 안에 갇힌 은둔자, 담 너머의 세계로 나아가기에는 너무 연약한 사람들, 끝없는 절망과 싸우는 사람, 차별과 편견의 시선 등을 담고 있다. 그런데 고통으로 힘든 시간을 안고 있는 사람들과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이미지들은 괴기하고 무서운 독특한 형상의 생명체로 표현되고 있다. 이 이미지들은 지금 당장 누군가에 위협이 될 만큼 무시무시하거나 마주하기 힘든 형상을 하고 있다. 마치 공포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절대적인 악의 존재처럼 보인다. 작가는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생명체의 형상들이 우리 자신이라고 말한다. 바로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를 슬픔으로 몰아넣고 누군가의 꿈과 희망을 절망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 자신이 슬픔과 절망의 소용돌이에 빠져 그림자에 잠식당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 생명체들은 나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다. 이원의 거칠고 검은 작품들은 우리의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에게 존재하는 내면의 공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드로잉 작가로의 삶이라는 새로운 문을 열고 들어선 이원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를 독특한 예술 세계로 펼치고 있다. 누군가는 기괴하고 마주하기 두려운 이미지들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의 작품에는 자신의 경험과 우리가 마주하기 싫어하는 우리 안의 모든 공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원의 서사처럼 자기 안의 그림자를 마주할 수 있을 때 자신을 짓누르는 모든 공포로부터 진정으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지금 당장 어두운 그림자와 마주하라고 호소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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