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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구아트웨이 월간범어 9차 김조은 월간범어

김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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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구아트웨이 월간범어 9차 김조은 '고요의 숲을 지나'

월간범어 9차 김조은

<고요의 숲을 지나>

2025. 12. 8.(월)~12. 31.(수)

대구아트웨이 기획전시실 1

 

 

 

사라져가는 것들에게 보내는 위로

 

 

우리는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고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에 의문을 품습니다. 예술가의 임무는 절망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공허함에 대한 해독제를 찾는 것입니다.

 

(cinema, 우디앨런), 2011

 

 

바다인가요?’라고 물으니,

이라고 했다.

 

강과 바다, 무엇이 다를까. 다시 <스미는 고요> 앞에 앉는다. 그러고 보니, 파도가 없구나. 잔잔한 물결이 남아 있다. 바다라고 생각했을까.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물의 경계가 아득하다. 이미 바다로 나아간 것인지, 강과 강 사이에는 검은 섬들이 연속해있다. 강물이 흘러간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물의 이동이 아니다. ‘흐른다는 것은 존재를 변형시키는 과정이자, 동시에 동사(動詞)로서 작동한다. 이번 대구아트웨이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김조은 작가의 고요의 숲을 지나전시에는 황금빛 강물과 금빛 꽃이 흐른다.

 

황금빛 존재와 검은 그림자

김조은의 풍경은 온통 황금빛으로 빛난다. 환희에 찬 희망만이 자리하고 있을 것 같지만, 그녀의 작품은 그렇지 않다. 심연의 깊은 어떤 곳으로 우리를 쿵하고 몰아넣는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앞에는 황금과 가장 반대되는 검은 먹이 딱 버티고 서 있다. 관람자가 황금빛 풍경을 발견하였다고 믿는 순간, 검은 산의 형상이 관람자를 응시한다. 모든 것을 반사해서 반짝거리는 것만 남겨둔 황금과 모든 것을 흡수해서 까맣게 만들어 버리는 먹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무엇이 희망이고 무엇이 절망인지 가늠키 어렵다. 황금빛이 때로는 너무 강렬해서 고통스럽기도 하고, 검은 먹은 그 자체로 힘이 되기도 한다. 이 세상 모든 것에 명과 암이 있는 것처럼, 밝음은 어두움이 있어 더욱 찬란하고, 어두움은 밝음이 있어야 드러난다. 그 모순을 받아들이는 일 또한 생의 과정 중 하나이다.

 

<스미는 고요>는 금빛 물을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검은 물과 검은 섬을 그렸다. 우리는 본래 빛나는 존재로 여기에 왔다. 어쩌면 우리를 완성하는 것은 반짝임이 아니라, 상처, 어두움일지도 모른다. 김조은 작가는 금지(金紙) 위에 검은 먹으로 하나하나의 물결을 입힌다. 물결은 자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 속에서만 탄생한다. 그것이 관계에서 오는 상처든, 생의 부딪침에서 오는 상처든, 상처의 흔적은 물결을 타고 우리 존재 위를 흐른다. 경험에서 얻은 상처는 오롯이 나를 증명한다. 검은 물결은 차곡차곡 쌓여 검은 산이 되기도 하고, 검은 바위가 되었다가, 검은 섬이 된다. 검은색의 단단하고 깊은 존재-거기 뿌리를 내리고 물결에 휘둘리지 않는 모든 것-가 된다. 황금이 나, 자신인지, 검은 산이 나, 자신인지는 중요치 않다. 불안함과 세상의 모순 속에서도 하나의 조화로운 풍경으로 완성된다. 작가는 각각의 풍경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찬사를 보낸다. ‘당신의 상처는 굳건함과 무한한 깊이를 보여줍니다.’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당신은 빛나는 존재입니다라고 말한다.

 

강물은 흐른다.

강물은 여전히 흐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 또한 흐르고 있다.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것은 언젠가 소멸한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소멸한다. 나무도, 새도, 돌도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는 그 사실에 절망해야 할까. 아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기에, 더욱 반짝일 수 있는 것임을 알고 있다. 꽃의 흐드러지는 아름다움도 잠깐 만끽할 뿐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자주 잊는다.

 

세상의 이치쯤은 이제 잊어도 되지 않을까. 로봇과 함께 사는 이 순간에 세상의 이치를 품고 사는 이가 얼마나 될까. 피로한 순간마다 파고드는 정보와 이미지는 일상을 번잡하게 만든다. 살아있는 것보다, 고정되어 있는 기계와 더 많은 호흡을 주고받는다. 이때,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예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만이 아닌, 삶 속에서 작동하는 무엇이어야 한다. 김조은 작가는 깊은 고요의 숲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녀가 창조한 넓고 깊은 숲은 끝을 짐작하기 어렵다. 가장 반짝이는 황금빛 강을 거닐다가, 무한대로 침잠하는 검은 산으로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공간과 사유의 저울질을 산책하다 보면, 생의 비밀을 담은 큰 꽃다발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거기, 오늘도 버티고 있는 당신.

참 잘하고 있다.

 
미학, 예술과공감연구소 소장  이생강
 
전시 연계프로그램

쇼룸 5 김조은 작가

<빛의 조각, 마음의 콜라주>
 

빛의 조각, 마음의 콜라주는 김조은 작가의 전시 고요의 숲을 지나에서 영감을 받은 감성 미술치유 프로그램입니다.

참여자는 다양한 종이 조각과 잉크, 금속 포일을 활용해 빛과 어둠이 스며든 나의 내면 풍경을 콜라주로 표현합니다.

겹겹이 붙여진 종이의 층은 지나온 기억과 감정의 흔적을 상징하고, 그 위에 남긴 한 문장의 위로는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작은 빛이 됩니다. 완성된 작품은 사라져가는 것들에게 보내는 위로이자,

전시의 여운을 한 장의 마음의 콜라주로 품는 시간이 됩니다.


일시  12. 19.(목) 11:00
소요시간  50분 내외
대상  성인 및 일반관람객(예술치유, 감정표현 자기성찰에 관심 있는 누구나) 
인원  최대 4명
재료비  없음

신청방법  인스타 DM @artist_joeunkim

문자메세지 문의  010-8851-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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